
[충청뉴스큐]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가 햇빛이 부족해 기존 식물로는 녹화가 어려웠던 산림 경사지를 이끼와 고사리류로 복원하는 기술을 입증했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안산시 대부도 바다향기수목원에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을 활용한 2,000㎡ 규모의 ‘음지형 사면녹화 시범지’조성 공사를 지난해 9월 시작해 올해 7월 초 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시범지는 집중호우와 산사태, 도로 건설 등으로 훼손된 산림 절개지와 경사지 가운데 햇빛이 충분히 들지 않는 지역을 안정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음지 적응력이 뛰어난 이끼와 고사리류를 중심으로 식재하고 토사 유실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사면 안정화 공법을 함께 적용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시범지에 올해 3월부터 식재된 식물들은 햇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4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생육하는 특성을 보였다. 식물의 잎과 줄기는 빗방울이 토양에 직접 부딪치는 것을 줄이고 촘촘하게 형성된 뿌리는 경사면의 흙을 붙잡아 토사가 쓸려 내려가는 것을 막는다.
경사면을 따라 흐르는 빗물의 속도를 늦춰 토양 침식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식물이 성장하면서 쌓이는 낙엽과 유기물은 토양 미생물의 활동을 촉진하고 토양의 수분 보유력과 구조를 개선해 다른 식물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그동안 사면녹화에는 햇빛이 풍부한 양지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 주로 사용됐다. 이에 따라 나무가 빽빽한 숲이나 계곡 주변, 북향 경사지처럼 일조량이 적은 지역에서는 식물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녹화와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국토의 약 62.6%가 산림인 우리나라에서는 집중호우와 산사태, 각종 개발사업으로 발생하는 절개지와 경사지를 안정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중요한 산림관리 과제로 꼽힌다. 연구소는 이번 시범지가 기존 사면녹화 기술을 적용하기 어려웠던 음지 지역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의 핵심 식물인 이끼는 수분 저장 능력과 환경 적응력이 있어서 도시 열섬 완화, 공기 정화,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 탄소 흡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끼는 토양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곳에서도 생육할 수 있어 도시녹화와 생태복원 분야의 새로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음지형 사면녹화 시범지’을 관람하고 싶다면 바다향기수목원에서 누구나 볼 수 있다. 시범지에는 이번 녹화 사업의 의미 등을 담은 안내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정택준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장은“바다향기수목원은 단순히 식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산림복원 기술을 연구하고 선보이는 공간”이라며“이끼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사면녹화 기술을 국민과 공유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와 시범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바다향기수목원은 이번 시범지 조성에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이끼 식재 시험지를 조성하고 생육환경을 관찰했다. 연구소는 시험 결과를 토대로 특별교부세 3억원을 확보해 시범지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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