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기 입주작가 릴레이 개인전 개막

류승주·정주원 작가전 시작으로 연말까지 7회 작품 전시

양승선 기자

2026-07-30 07:16:19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기 입주작가 릴레이 개인전 개막 (청주시 제공)



[충청뉴스큐]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26~2027년 제20기 입주작가들이 오는 30일부터 연말까지 총 7회에 걸쳐 창작 성과 전시를 통해 시민들을 만난다.

청주시립미술관은 30일 ‘2026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 프로젝트 개인전’1회차를 개막한다고 밝혔다.

릴레이 프로젝트는 입주작가들이 입주기간에 진행한 창작 활동의 성과를 작가별 개인전 형식으로 소개하는 전시다.

서로 다른 예술적 시선과 작업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시민들에게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선보이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4월에 입주한 제20기 입주작가 14명은 2027년 2월까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며 릴레이 프로젝트를 통해 신작과 최근 작업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첫 번째 전시는 7월 30일부터 8월 12일까지 열린다.

스튜디오 1층에서는 류승주 작가의 ‘나는 그것을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2층에서는 정주원 작가의 ‘야간주행’을 선보인다.

윈도우 갤러리에서는 두 작가의 기존 작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류승주 작가는 회화를 중심으로 인간과 사회의 관계 구조를 탐색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물과 자연의 이미지를 주요 조형 요소로 활용해 사회 속에서 형성되는 긴장과 관계의 역학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작품 속 풍경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인물과 대상의 관계를 형성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작가는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타인과 공동체의 보편적인 관계로 확장하고 현대사회에서 반복되는 선택과 갈등, 개인을 둘러싼 심리적 환경을 회화적으로 재구성한다.

정주원 작가의 ‘야간주행’은 서울과 청주를 오가는 입주 생활에서 경험한 시간과 공간을 작품의 구조로 전환한 전시다.

반복되는 이동과 분절된 일상을 축적과 변화의 과정으로 표현하고 드로잉과 도자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서로 다른 작업의 층위를 함께 제시한다.

특히 대형 드로잉 설치는 개별 이미지의 조합과 재배치를 통해 유동적인 화면을 구성한다.

도자 작업은 회화와 함께 이어온 작가의 또 다른 작업 세계를 보여주며 정주원 작가의 창작 활동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

전시 관람은 스튜디오에서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사전 예약 없이 무료로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과 국경일에는 휴관이다.

박원규 청주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첫 전시는 개인의 경험을 관계와 공간의 문제로 확장하는 회화 작업과, 일상의 시간과 이동을 창작의 형식으로 전환한 작업을 함께 소개한다”며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이 만들어내는 동시대 미술의 폭넓은 가능성을 시민들과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초대의 말을 전했다.

전시개요 나는 그것을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야간주행 작가 노트 류승주 나는 그것을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작가노트 1층 윈도우 갤러리, 1전시실 불완전한 자아를 풍경 속에 대입하고 그 심리적 변화를 추적하는 일은 언제나 불편한 감각을 동반한다.

하지만이 불편함을 성장의 신호로 규정한다.

더 능동적인 주체로 나아가게 만드는 유일한 추진력이기 때문이다.

선택의 딜레마를 상징하는 ‘블랙홀’은 그 공허함 속에서 스스로를 직시하게 만드는 장치이며 최근의 위장된 이미지들과 병치됨으로써 보다 구체적인 서사로 확장된다.

작업은 생태계의 질서가 곧 인간 사회의 작동 방식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각축하는 동물의 모습은 사회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 매 순간 선택과 위기를 마주하는 인간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화면 속 상황은 언제나 내가 경험한 사건과 감정에서 시작된다.

그 속의 나와 나를 둘러싼 존재들을 다양한 상징성을 지닌 동물의 형상으로 치환해 화면 위에 옮기고 내가 겪은 일을 하나의 이중적인 서사로 풀어낸다.

이처럼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한 화면 속 상황은 개인의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관계의 구조로 확장된다.

보는 이에 따라 화면 속 형상은 나이기도, 타자이기도 한 존재가 되며 생존의 관계 속에서 위치는 끊임없이 뒤바뀐다.

이들이 놓인 풍경 또한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관계와 생존의 질서가 드러나는 무대가 되며 이러한 관계는 화면 속 풍경 요소를 통해 더욱 구체화된다.

블랙홀에서 마주했던 선택의 딜레마는 이제 풀숲이라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풀숲은 나약한 동물들의 은신처인 동시에 포식자가 도사리는 이중적인 공간이다.

생존은 결국 서로를 경계하고 응시하는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풀숲의 색을 입고 숨어든 포식자의 형상은 평화로운 안식처를 단숨에 긴장과 경계가 공존하는 전장으로 뒤바꾼다.

이러한 생존의 질서는 언제든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나를 끊임없이 응시한다.

그 시선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은 삶을 지탱하는 단단한 지지대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그 모든 불편함과 마주하는 일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

정주원 야간주행 작가노트 2층 2전시실 올해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하면서 매주 서울과 청주를 오가며 지냈다.

월요일 밤에 청주에서 서울로 목요일 밤에 서울에서 청주로 이동하는 삶이다.

공간의 이동은 시간도 두 개로 나누며 삶의 모드가 자연스레 구분됐다.

서울에서의 3일은 작업 외의 일을 하고 청주에서의 3일은 작업을 한다.

그러다 보면 경계에 있는 하루는 모드 변경 및 예열의 시간으로 지나간다.

이동은 주로 차가 안 막히는 밤 시간에 하게 되는데, 이 '야간주행'이 모드를 전환하는 일종의 스위치가 된다.

이어지지 않고 분절되는 시간 속에서 하나의 연결된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제한된 시간은 작업 또한 짧은 호흡으로 하게 했다.

오히려 더 집중이 될 때도 있었지만, 이번 주에 그린 그림과 저번 주에 그린 그림 사이의 간극이 커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한 흐름으로 작업을 완성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그럴 바에는 차라리 분절된 시간과 반복되는 물리적 이동이 만드는 변화를 작업에 고스란히 드러내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작업을 나의 가용 시간처럼 작은 단위로 쪼개어 보기로 했다.

덮어놓고 일단 구르기 는 전시장 두 벽을 벽화처럼 덮고 있는 대형 드로잉 설치 작업이다.

총 72장의 그림이 서로 이어지고 끊어지기를 반복하며 이미지를 구성한다.

작업을 이루는 각각의 그림은 전체를 위해 치밀히 계획된 부분이 아니다.

그렇다고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는 독립적인 그림 또한 아니다.

그들은 그룹이 되어 함께 그려지다가 이내 자리를 바꿔 다른 그림과 연결되기도 한다.

정해진 제자리 없이 그려지는이 작업은 어떠한 형상을 향해 가기보다는 그저 구르고 있는 현재, 그때그때의 구르기를 보여준다.

고정되고 완결된 이미지가 아닌, 여러 겹의 현재들이 뭉쳐 있는 상태에 가까운 것이다.

전체를 한 번에 보기 어려울 만큼 커진 작업은 더 이상 작가의 통제 가능 범위 안에 있지 않다.

어쩔 수 없으니 '덮어놓고 일단 구르자.'는 태도로 임한다.

어디로 어떻게 구를지도 모르고 완성될 이미지의 결말도 모르는 채로 그저 구르고 있다는 사실만이 남는다.

그리고 구르고 있다는 그 사실이 나를 묘하게 안심시킨다.

전시장 한쪽의 작은 방에는 매끈한 밤들 이 있다.

이 작업은 지금까지 해왔던 50여 점의 도자 작업을 한자리에 모은 것이다.

전시용 좌대가 아닌 책상 위에 펼쳐진 작업들은 전날 저녁 미처 치우지 못한 물건들이 널브러진 장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비정형의 판을 만들고 표면을 파내며 드로잉한 작업, 캔버스 형태의 가짜 캔버스 연작, 몽골에서의 경험과 다시 마주한 기억의 단상을 책이나 노트, 편지지 등의 형태로 만든 작업이 뒤섞여 있다.

매끈한 밤들 에서는 지나온 밤의 시간들을 한자리에 모아보고자 했다.

나는 회화 외에 도자, 드로잉, 설치 등의 작업도 해왔지만, 이들을 중점적으로 보여줄 기회는 많지 않았다.

이 작업들은 때때로 회화로는 닮을 수 없는 덩어리나 물질성에 닿기 위한 방법이었고 때로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쉴 곳이기도 했다.

회화 작업이 나의 낮이라면이 작업들은 밤이라고 생각한다.

밤의 시간과 낮의 시간이 분리될 수 없듯, 내가 다루는 여러 매체 역시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일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드로잉과 도자 작업을 전면에 내세워 쌓여온 밤의 시간을 보여주고 싶었다.

야간주행 은 나뉘진 시간을 사는 방식을 작업의 형식에 적용해 삶과 작업을 연결해 보려는 시도이자, 그동안 내 작업에서 밤이었던 매체들을 불러오려는 시도이다.

삶의 어쩔 수 없는 조건들을 껴안고 그래도 어딘가로 가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굴러간다.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