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7억 들인 역천 생태하천, 잡초에 묻혔다…당진시 ‘관리 부재’ 도마
9km 생태하천 곳곳 산책로·안내판 잡초에 잠겨…쓰러진 난간·훼손된 화장실도 방치 당진시 “추석 전 제초·내년 3~4회 용역” 뒤늦은 대책…“준공보다 관리가 문제” 지적
377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충남 당진시 역천 생태하천이 관리 부재 속에 잡초와 훼손된 시설물에 잠식되면서 당진시의 사후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치수 기능 회복과 수질 개선, 생태환경 복원은 물론 시민들에게 쾌적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지만, 준공 이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현장을 살펴본 결과 산책로 주변에는 덩굴과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일부 구간에서는 보행로를 가릴 정도였다.
사람 키에 가까울 만큼 풀이 자란 곳도 있어 시민들이 안전하게 산책하기에는 불편이 적지 않아 보였다.
시민 편의를 위해 설치한 종합안내판 역시 주변 잡초에 가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화장실로 이어지는 계단 주변도 풀숲에 묻혀 접근성이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단순한 제초 부족에 그치지 않았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계단 난간 일부가 쓰러진 채 방치돼 있었고, 화장실 창문 일부가 훼손된 모습도 확인됐다.
생태하천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의 기본적인 안전점검과 유지보수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역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2017년 10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정미면 대운산리부터 채운동·우두동 일원까지 약 9km 구간을 대상으로 추진됐다.
수질정화습지와 생태탐방로, 생태여울, 생태어도 등을 조성하는 데 투입된 사업비는 377억7,400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설을 조성한 뒤 정작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이 충분히 작동했는지를 놓고 의문이 제기된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생태하천이라고 해서 잡초와 시설물까지 방치해도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시민들이 걷고 쉬는 공간이라면 최소한의 제초와 시설물 점검은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진시의 대응 과정도 논란이다.
당진시 관계자는 당진시출입기자단의 통화에서 “추석 명절 전에 제초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최근 제초작업 시점에 대해서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수백억 원이 투입된 공공시설의 관리 이력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키우는 대목이다.
당진시는 내년부터 당진천과 마찬가지로 연 3~4회 제초작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용역계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쓰러진 난간이나 훼손된 화장실 등 안전시설에 대한 점검과 보수 계획은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시설은 준공이 끝이 아니다.
오히려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행정의 중요한 책무다.
377억 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이 투입된 역천 생태하천이 ‘잘 만들어진 시설’에 머물지 않고 시민들의 생활 속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일회성 정비가 아니라 정기적인 제초와 시설물 점검, 신속한 보수, 관리 이력 공개 등 체계적인 사후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언론과 시민의 지적이 나온 뒤에야 제초작업과 용역 확대를 추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당진시출입기자단 제공
수백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역천 생태하천.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사업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 놓은 공공시설을 제대로 가꾸고 관리하는 당진시의 책임 있는 행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