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시 석문 국가산업단진 내 한국가스공사 LNG 당진기지 1단계 본설비 공사 현장에서 무단 도로 점용에 이어 대형 중장비 연쇄 전도 사고까지 발생하며 총체적 부실 관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3월 안내 표지판이나 신호수 없이 석문방조제 인근 주요 도로를 전격 통제해 시민 불편을 초래한 데 이어, 최근 현장 내 연약지반 침하로 인해 '포크레인', '25톤 카고크레인' 등이 잇따라 전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기업 대형 건설사 A 시공사(이하 A 시공사)와 발주처인 가스공사의 안일한 대처와 책임 회피성 해명이 계속되면서, 석문방조제 등 인근 구조물의 안전성까지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장의 총체적 관리 부실은 이미 지난 3월, 봄철 나들이객 유입이 집중되는 계절에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한국가스공사 LNG 당진기지 공사 현장 인근의 주요 도로가 사전 예고 없이 전격 차단되면서 관광객과 주민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은 사건이다. 이 구간은 석문방조제 등 당진의 주요 관광명소로 향하는 핵심 진입로다.
당시 도로 통제 과정에서 안전 관리의 기본인 안내 표지판이나 현수막은 단 하나도 설치되지 않았고, 우회를 유도할 신호수조차 배치되지 않았다. 상황을 알 리 없는 운전자들은 현장에 도착해서야 영문도 모른 채 차를 돌려야 했고, 일부 구간에서는 최대 4km에 달하는 거리를 강제로 우회하는 무법천지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대해 시행사인 가스공사 측은 뒤늦게 “도로 균열과 싱크홀 발생 우려로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안내 조치를 미처 챙기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공공의 안전과 교통 편의를 고려해야 하는 국책사업 현장에서 기본적인 행정·안전 매뉴얼을 통째로 무시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진짜 문제는 도로 기습 차단 사태 이후에도 현장의 안전불감증이 계속해서 이어졌다는 점이다. 7월 11일, 해당 현장(한국가스공사 LNG 당진기지 1단계 본설비 공사)에서 25톤 카고크레인이 옆으로 전도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이번 사고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번 사고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이번 25톤 카고크레인 전도 사고 이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포크레인이 전도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관로 매설 공사 과정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땅꺼짐(싱크홀) 의심 현상도 있었다는 것이다. 제보자들은 "이 같은 징후가 반복됐음에도 근본적인 안전대책 없이 공사가 계속 진행됐다"며 "이번 사고는 예견된 인재(人災)"라고 주장했다.
A 시공사의 해명은 이러한 현장 관리 부실과 위험 묵인 의혹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 됐다. A 시공사 관계자는 “사고 현장은 추가 성토를 거친 연약지반인 데다, 지하 콘크리트 배관 공사 시 발생하는 진동으로 지반이 침하해 중장비들이 전도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반이 약하고 작업 진동으로 인한 침하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구조적으로 알고 있었음에도, 지반 보강 등 선제적인 안전 조치 없이 대형 중장비를 무리하게 투입해 작업을 강행했음을 시인한 셈이다.
사고를 대하는 발주처와 시공사의 무책임한 태도는 지역 사회의 불안감과 공분을 배가시키고 있다.
현장의 총괄 책임이 있는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난주에 비가 와서 25톤 카고크레인이 전도된 것 같다”며 책임을 날씨 탓으로 돌리는 해명을 내놓아 현장의 실소를 자아냈다.
주민 B 씨는 "비가 왔다고 대형 중장비가 줄줄이 전도하는 것이 정상적인 현상이냐"며 "포크레인도 넘어지고, 25톤 카고크레인도 넘어졌다면 단순히 날씨 탓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다"라는 날 선 반문이 즉각 터져 나왔다.
A 시공사 측은 뒤늦게 “현재는 GPR(지표투과레이더) 탐사 장비를 주기적으로 가동해 땅꺼짐을 감시하고 있고, 공사 완료 후 배관 주변을 그라우팅(공극 메움) 마감하면 안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사후약방문 식의 답변을 내놓았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인근 주민 C 씨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건설사인 시공사가 지반 상태나 작업 진동조차 제대로 계산하지 못해 사고를 반복해 놓고, 사후에 작업이 끝나면 안전할 것이라며 믿으라는 게 참 궁색하고 뻔뻔하다”고 질타했다.
또 다른 주민 D 씨는 “가스공사 관계자의 황당한 해명은 평소 현장 관리가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국가 중요 시설인 대규모 LNG 저장기지를 이렇게 허술하고 위험하게 짓고 있어도 되는 것인지 철저한 행정 감독과 현장 특별 조사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형 건설현장에서는 작업자뿐 아니라 공사로 인해 영향을 받는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까지 확보하는 것이 사업자의 기본적인 책임이다. 하지만 이번 공사 현장에서는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에 도로를 통제하면서도 기본적인 안내조차 하지 않은 점과, 동일 현장에서 중장비 전도 사고가 반복되면서, 현장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진 LNG 기지 공사 현장에서 드러난 일련의 사고와 미흡한 대응은 단순한 현장 문제를 넘어 관리 부실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안내 없는 도로 차단, 반복되는 대형 중장비 전도, 그리고 “비 때문”이라는 궁색한 해명은 주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사과가 아니라 투명한 안전 점검과 책임 있는 관리 체계다. 공사 관계자들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지 않는다면, 대규모 설비가 완공된 이후에도 불안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사태는 “사고 없는 공사”가 아니라 “관리 없는 공사”가 문제임을 드러냈다.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안전 관리, 명확한 책임 규명, 지속적인 소통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