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어기구 의원, “한전의 정전복구 외주화…위험의 외주화 우려”
한전, 2027~2028년 단가계약에 저압정전복구 업무 포함 추진 한전 직원도 정전복구 중 산재 21명…협력업체에 24시간 긴급복구 부담 협력업체 반발 국회 국민동의청원으로…“외주화보다 현장인력 확충이 먼저”
한국전력이 그동안 자체 인력을 중심으로 수행해 온 저압정전복구 업무를 2027~2028년 배전공사 단가계약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안전과 전력서비스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주화에 앞서 한전의 현장인력부터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시)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2027년부터 저압정전복구 업무의 단가계약 편입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를 위해 협력회사에 추가로 필요한 인력을 38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저압정전복구는 가정이나 상가 등에 정전이 발생하면 현장에 출동해 고장 원인을 확인하고 인입선·저압퓨즈 등을 점검·교체해 전력 공급을 정상화하는 업무다. 단순 민원처리가 아니라 감전과 추락 위험이 따르는 현장 작업으로, 한전도 수행인력에게 배전전공 이상의 자격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배전저압단가협의회는 한전의 이번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협의회는 이미 배전현장에서 숙련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야간과 휴일을 포함한 24시간 긴급복구 업무까지 추가될 경우 인력 부담이 커지고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십 년간 정전복구를 맡아 온 숙련된 한전 직원들도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정전복구 작업 중 산업재해를 입은 한전 직원은 21명으로, 이 가운데 1명이 숨졌다. 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7명, 감전 5명 등이었다. 숙련된 전문인력에게도 위험한 정전복구 업무를 협력업체에 넘기는 것이 과연 안전한지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한전은 이번 업무개편의 추진 배경 중 하나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처벌 강화를 제시하면서, 단가계약으로 정전복구 업무를 수행하다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협력회사에 페널티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협력업계에서는 감전·추락 위험이 있는 업무와 사고에 따른 책임까지 협력업체에 넘기는 이른바 ‘위험과 책임의 외주화’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현장의 반발은 국회 국민동의청원으로도 이어졌다. ‘한국전력공사의 긴급정전복구 외주화 추진 중단 요청에 관한 청원’은 국회의 공개 절차를 거쳐 지난 8일부터 국민동의를 받고 있다.
청원에서는 긴급정전복구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직결되는 공공서비스인 만큼 충분한 안전성 검증과 전문인력 확보 없이 외주화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며, 외주화 재검토와 한전의 긴급복구 전문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정전복구 수요도 늘고 있다. 저압정전복구 출동은 2021년 67만5천여 건에서 지난해 75만6천여 건으로 4년 새 12% 증가했다. 늘어나는 업무를 외주화하기보다 한전의 현장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어기구 의원은 “정전복구는 수십 년간 숙련된 전문인력이 맡아온 한전의 기본적인 대국민서비스”라며 “인력 여건이 열악한 영세 협력업체에 정전복구 업무를 전적으로 떠넘기는 것은 위험의 외주화가 될 우려가 크다. 한전의 현장인력을 확충해 보다 안전하고 신속한 복구체계를 갖추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