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맹정호 전 서산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지난 4월15일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은 맹 전 시장에게는 억울함을 벗고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겠지만, 이 사건의 전개 과정을 지켜본
서산 시민들에게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특히, 현직 시장인 이완섭 시장이 전임 시장을 상대로 집요하게 법적 문제 제기를 이어온 과정은 여러모로 곱씹어 볼 지점을 던져준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맹 전 시장의 유세 발언이었다. 경쟁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는 선거 과정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지만, 이 발언이 허위 사실 유포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흥미로운 점은, 이 사건이 선거 후 한 시민과 국민의힘 충남도당의 고발로 시작되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야당 소속이었던 이완섭 현 시장이 같은 내용으로 재차 고소와 재정신청을 통해 끈질기게 법적 공방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물론 법치주의 국가에서 시민의 고소와 재정신청은 보장된 권리이며,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일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경쟁 관계에 있던 현직 시장이, 이미 사법기관의 판단을 거친 사안에 대해 집요하게 법적 공세를 펼치는 모습은 과연 순수한 문제 제기였는지, 아니면 전임 시장의 정치적 재기를 원천 봉쇄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게 한다.
1심에서 맹 전 시장에게 선고유예라는 다소 애매한 판결이 내려졌을 때, 이완섭 시장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2심에서 '발언 내용이 사실이 아닌 의견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무죄가 선고되었을 때, 그리고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까지 무죄가 확정되었을 때, 그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단순히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선에서 끝났을지, 아니면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전임 시장을 옭아매려 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한 성찰이 있었을지 궁금하다.
정치인은 때로는 냉정하고 전략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적인 도리와 상호 존중이라는 가치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미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 시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하고 있는 현직 시장이, 과거 경쟁자였던 전임 시장을 끝까지 법적으로 붙잡고 늘어지는 모습은 성숙한 정치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는 오히려 시민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지역 정치 전체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는 위험한 행위이다.
맹정호 전 시장은 대법원 무죄 확정 후 "경쟁자를 무리하게 법으로 죽이려는 이런 나쁜 정치는 오히려 민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의 말처럼, 정치적 셈법에 매몰되어 상대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행태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맹정호 전 시장은 무죄라는 족쇄를 풀고 다시 시민들 앞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그는 "서산은 다시 시민의 서산이 되어야 하며 안하무인 독선과 무능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치 재개 의지를 밝혔다. 그의 향후 행보에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완섭 시장에게 남겨진 과제는 더욱 무겁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과거의 경쟁자를 견제하는 데 에너지를 쏟을 것이 아니라, 현재 서산 시장으로서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지역 발전을 이끌어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맹 전 시장과의 길었던 법정 다툼은 이제 마무리되었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그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서산 시민들은 옹졸한 정치 공방이 아닌, 미래를 향한 건설적인 경쟁을 기대하고 있다.










